구박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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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경기를 보다보면 정말 잘 던지고 잘 쳤다, 잘 치고 잘 막았다, 어찌 보면 모순 같은 이런 순간이 반드시 있다는 것인데, 이 두 경기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특히 수비수들이 보여준 그림 같은 몇 장면은 이 경기를 무척 재미있게 해줬습니다. 절대로 잡지 못할 것 같은 볼을 잡은 것도 대단한데, 불편한 자세에서 날으면서 일루에 공을 던져 아웃시키는 장면은 그중 백미였습니다.

언론의 포커스는 잘 던진 투수에게 향해졌지만, 사람들은 그날의 승리는 바로 이런 수비수의 것임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야구의 묘미는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숨은 협력자들, 혹은 희생자들에 의해서 승리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새삼 다시 발견한 것은 승자는 절대 혼자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훌륭한 투수도 있었지만, 수비진의 눈부신 활략과 후보 선수들의 서러운 눈물, 등의 하모니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승리는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우리 모두가 힘을 합할 때 잘 굴러가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있을 때 저것이 있고, 너가 있으므로 해서 내가 있고, 너의 도움이 있어서 내가 잘 살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의 양보와 희생으로 사회가 안전한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화합의 장인 것입니다.

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 뛰어나면 그 사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지만, 그 빛으로 인해서 주변도 더불어 환해집니다.

남을 시기하고 부러워하는 일로 가슴 아플 일도 없을 것이고, 오히려 남이 잘되는 것을 진정 기뻐하고 박수쳐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 감자 한 알이 빛, 땅, 물과 농부의 노력과 땀으로 이루어지고, 그것이 나의 살이 되고 피가 된다는 것을, 내 몸은 바로 이 우주 삼라만상이 길러내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된다고 할까요.

내 몸에서 내 것은 아무것도 없고, 다 남의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연법에서 생각하면 밖의 모든 것이, 내 주변의 모든 사물과 사람들이 모두다 나의 몸임을 알게 됩니다. 모두가 나의 팀입니다.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리하여 세상 자체가 사랑이 되는 것 입니다. 저는 늘 그 사랑 속에서 살게 됩니다. 

지금 당장 내 주변의 풀, 바람, 사람들…그들 때문에 내가 여기 있고, 인생의 승자가 될 수 있음을 깨달으면 행복해집니다.

이 밥 한 그릇이 있기까지, 이 옷 한 벌이 있기까지, 이 한 몸이 있기까지, 그 수많은 아름다운 인연들로 인해서 내가 여기 살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것. 그걸 알게 되면 세상이 달라지고 내가 달라집니다.